티스토리 뷰
목차
사랑스러운 주인공에 빠져드는 시간,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영화
영화 <고백의 역사>는 청량하고 눈부신 학창 시절의 설렘과 첫사랑의 청춘 서사를 담아낸 작품으로, 보는 내내 입가에 자연스러운 미소가 번지게 만드는 기분 좋은 매력을 지닌 코미디 로맨스 영화입니다. 이야기의 중심을 끌고 가는 여자 주인공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이는데, 인물의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매력과 거침없는 표현력 덕분에 보는 순간 단숨에 매료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학창 시절 누군가를 짝사랑하며 가슴 졸이던 그 시절 특유의 순수함과 무모함, 그리고 유쾌한 상황 설정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잊고 있던 그 시절의 감성을 생생하게 일깨워줍니다. 주연 배우의 풋풋하면서도 통통 튀는 연기는 자칫 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첫사랑 이야기를 한층 더 특별하고 반짝이게 만들어주며, 작품 전반에 흐르는 따뜻하고 유쾌한 공기는 보는 이의 마음을 단숨에 무장해제시키는 독보적인 힘이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 현실의 묵직한 무게와 복잡한 관계에 눌려 지낼 때, 아무런 조건 없이 오직 그 사람 자체만을 바라보며 마음을 태우던 순수한 감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는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휴식 같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선사하는 맑은 에너지는 각박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유년의 감수성을 따뜻하게 일깨워주며 마음 한구석을 온통 기분 좋은 설렘으로 가득 채워줍니다.
누군가를 조건 없이 좋아하던 그 시절, 순수함이 주는 선물
영화 속 주인공들의 풋풋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문득 '나에게도 저렇게 순수하고 무결했던 시절이 존재했을까?' 하는 아련한 질문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습니다. 돌이켜보면 타인의 시선이나 배경, 갖가지 현실적인 조건을 전혀 따지지 않고 오직 누군가를 조건 없이 열렬하게 좋아할 수 있는 시기는 인생을 통틀어 오직 그 학창 시절이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나이가 들고 어른의 세계에 깊숙이 발을 내딛다 보면, 누군가를 만날 때 현실적인 조건과 여러 상황들을 온전히 배제하고 오직 마음만 따라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요즘 청춘들에게, 혹은 인생을 조금 먼저 살아본 입장에서 마음속에 순수함이 가득할 때 주저하지 말고 마음껏 누군가를 좋아해 보고 그 뜨겁고 예쁜 감정을 온전히 누려보라고 나지막이 조언해주고 싶어집니다. 훗날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았을 때, 어떤 계산도 없이 누군가를 위해 가슴 졸이고 설레었던 그 순결했던 마음의 기억이야말로 삶을 살아가는 동안 지치고 고단할 때마다 영혼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가장 커다란 자산이자 위로가 되어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무게에 치여 마음이 무뎌지기 전에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해보는 경험은 삶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주는 귀한 영양분이 되며, 어떤 시련이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커다란 다정함의 뿌리가 되어줍니다.
여중·여고 시절의 아련한 피아노 소리, 그리고 나의 유년 시절
영화를 계기로 저의 아련한 학창 시절을 가만히 추억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중과 여고로 이어진 학교생활을 보냈던 탓에 일상에서 또래 남학생을 만나거나 마주치는 것 자체가 참 힘들고 드문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까마득하고 흐릿해진 기억 저편을 더듬어보면, 당시에 저희 집 아래층에 살고 있던 초등학교 동창생 남학생이 떠오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표현은 못 했지만 속으로 그 친구를 조금 좋아하는 마음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 저만의 조용한 표현 방식은 바로 창문을 너머로 크게 열어놓고 피아노를 치는 것이었죠. 제 피아노 소리가 아래층 그 아이에게 닿기를 바라는 풋풋하고 수줍은 마음으로 건반을 하나씩 누르던 그날의 바람과 분위기가 여전히 아련한 잔상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런 예쁘고 반짝이는 기억들이 학창 시절에 더 많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저의 학창 시절은 그리 밝고 화려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신나게 놀러 다닌 기억도 많지 않고, 의미 없이 보낸 시간이 많아 아쉬움이 남지만, 덕분에 홀로 책을 많이 읽고 공부도 꽤 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자양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의 외로움과 서툴렀던 방황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한층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준 기초가 되었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누구나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화려함 뒤에 숨겨진 아쉬움 한 자락쯤은 가슴 깊이 간직하고 살아가기 마련이듯이 말이죠.
자다가 이불킥 하는 사춘기 대신,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
중학교 시절의 저는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으며 세상 모든 것이 괜히 싫고 마음이 삐딱해져서 사사건건 시니컬하고 차가운 태도를 유지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가끔은 자다가도 그 시절의 엉뚱했던 행동들이 떠올라 나 홀로 '이불킥'을 날리며 부끄러워하곤 하지요. 이제는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며 바라보는 입장이 되다 보니, 앞으로 찾아올 우리 아이들의 사춘기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지나가게 될지 괜스레 염려와 기대가 섞인 마음으로 지켜보게 됩니다. 제가 경험했던 어둡고 유치했던 이불킥의 기억들보다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훨씬 건강하고 다정한 사춘기가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훗날 어른이 되어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았을 때, 입가에 따뜻하고 자애로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질 수 있는 이쁘고 소중한 평생의 추억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가득히 쌓이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아이들이 지나갈 그 계절이 상처나 후회보다는 스스로를 한층 더 넓고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소중하고 빛나는 기회의 시간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마음껏 설레고, 다채로운 감정을 안전하게 느끼며, 훗날 돌아보아도 언제나 입가에 번지는 따뜻한 온기만을 온전히 간직할 수 있도록 곁에서 든든하고 다정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이쁜 기억들은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내내 커다란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