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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나서 보는 재난영화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안전교육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소방훈련은 물론이고 지진 대피 교육, 심폐소생술(CPR) 교육까지 배우는 걸 보면 어른인 저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던 적도 있었는데, 뉴스를 보다 보면 이런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대한민국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도 있었고, 이태원 참사도 있었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혼자였다면 조금은 무덤덤하게 지나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되고 나니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디를 가든 아이부터 보게 되고, 혹시 위험한 건 없는지 먼저 살피게 됩니다. 부모가 된다는 건 누군가의 안전까지 함께 책임지는 일이라는 걸 매일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아이와 볼 영화를 찾다가 만난 《엑시트》

《엑시트》도 그렇게 만나게 된 영화였습니다.
방학이라 아이와 함께 볼 만한 영화를 찾다가 선택했는데, 솔직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원래 조정석 배우를 좋아하기도 하고, 소녀시대 활동 때부터 윤아를 좋아했던 터라 두 사람이 함께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웠습니다.
영화는 취업 준비생 용남(조정석)이 가족의 칠순 잔치에 갔다가 도심 전체를 뒤덮은 유독가스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며 탈출하는 이야기입니다.
재난영화라고 하면 무겁고 긴장감만 가득할 것 같았는데 《엑시트》는 달랐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도 많지만 중간중간 웃음을 주는 장면이 많아서 아이와 함께 보기에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믿고 보는 배우 조정석
조정석 배우의 가장 큰 매력은 평범한 사람을 정말 자연스럽게 연기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영웅처럼 엄청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청년이라 더 몰입이 됐습니다.
벽을 오르고, 건물을 뛰어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윤아 역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극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잘 어울리는 역할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배우의 호흡도 좋아서 영화가 무겁기만 하지 않고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웃으면서 보고 안전에 대해 생각하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탈출하는 장면이 너무 긴박해서 정신없이 따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우리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처럼 건물을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대피 방법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안전교육도 괜히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영화 한 편이 자연스럽게 안전에 대해 이야기하는 계기가 되어준 셈입니다.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재난영화
재난영화라고 하면 어린아이들이 보기에는 너무 무섭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엑시트》는 잔인한 장면이 거의 없고 유쾌한 분위기가 잘 살아 있어서 초등학생과 함께 보기에도 괜찮았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아이와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이야기도 나눠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하더라고요.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대화를 영화 덕분에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습니다.
방학 동안 집에서 무엇을 볼지 고민하고 있다면 저는 《엑시트》를 한 번 추천하고 싶습니다.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고, 긴장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우리 가족의 안전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재난은 영화 속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는 마음만큼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꼭 필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