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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듄》 리뷰|처음엔 지루했는데, 어느 순간 아라키스에 빠져버렸다

세계관이 있는 영화는 결국 오래 기억에 남는다세계관이 있는 영화는 엄청나게 강한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영화가 시작되면 그 안에 새로운 세상이 하나 만들어지고, 그 세계에서만 통하는 규칙과 역사, 사람들의 관계가 생긴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는 낯설었던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이해되기 시작한다. 《듄》이 딱 그런 영화였다.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살짝 지루했다. 등장인물 이름도 익숙하지 않고, 아라키스니 프레멘이니 스파이스니 하는 말도 계속 나오는데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건가 싶은 순간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조금만 참고 집중해서 보다 보면 영화가 만들어 놓은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특히 이 영화는 친절하게 모든 것을 하나씩 ..

카테고리 없음 2026. 8. 18. 15:00
연필로 비디오 테이프 돌리던 시절, 우리를 울린 《중경삼림》과 홍콩영화 이야기

비디오대여점이 내 유일한 놀이터였던 시절중학생 시절, 유난히 짙게 찾아왔던 사춘기의 나는 일명 '내가 제일 특별해병'에 깊게 걸려 있었어요. 남들과 똑같은 건 괜히 싫었고, 남들은 잘 모르는 독특한 분위기를 찾아 헤매던 시절이었죠. 그때는 요즘처럼 스마트폰이나 OTT가 있던 시대가 아니잖아요. 주머니에 몇 백 원짜리 동전 몇 개 쥐고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비디오대여점'에 가는 게 제 삶의 유일한 낙이었어요. 카운터 옆에 놓인 조그만 신작 영화 소개 책자를 알뜰하게 챙겨 오고, 비디오 장식장 사이를 몇 바퀴씩 돌며 무슨 영화를 빌릴까 고민하는 시간이 얼마나 설렜는지 몰라요. 인기 있는 비디오는 워낙 여러 사람이 돌려보다 보니 테이프가 길게 늘어져서 화면이 치직거리곤 했는데요. 그럴 때면 볼펜이나 모나미 ..

카테고리 없음 2026. 8. 18. 00:00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디세이》 극장 사수 솔직 후기

요즘 나만 안 봤나 했던 그 영화, 3시간 런닝타임이 무색했던 이유요즘 SNS나 주변 사람들 이야기만 들어도 온통 영화 《오디세이》 이야기뿐이라, 마치 나만 안 보고 세상과 담쌓고 사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솔직히 요즘 세상에 런닝타임이 무려 3시간이나 된다고 하니까, 아무리 평이 좋아도 선뜻 극장 표를 예매하기가 망설여졌던 게 사실이거든요. 가뜩이나 집중력도 짧아진 요즘 시대에 중간에 지루해서 딴생각이라도 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막상 상영관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니까 3시간이라는 시간이 정말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더라고요. 극장을 메운 관객들이 다들 숨조차 크게 쉬지 않고 화면에 몰입하는 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알고 보니까 다들 그냥 일반 상영관에서 보는 게 아니라, 표 구하기가 하늘의..

카테고리 없음 2026. 8. 17. 16:51
전작 1도 안 보고 간 영화 스파이더맨 관람평 (히어로물 안 좋아하는 어른의 솔직 후기)

예전 시리즈 다 보고 가야 하나요? 전혀 몰라도 됨!영화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마음을 짓눌렀던 건 "아, 이전 편들을 전부 다 찾아봐야 하나?" 하는 솔직한 부담감이었어요. 수년에 걸쳐서 켜켜이 쌓여온 이전 영화들도 너무 많고, 세계관이나 인물 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괜히 사전 공부 없이 갔다가 스토리 맥락을 하나도 못 따라가고 소외감만 느끼다 오는 건 아닐까 봐 엄청 망설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영화가 끝나고 극장 문을 나설 때 든 생각은 "괜히 걱정했다, 전편 하나도 안 보고 와도 진짜 재밌네!" 하는 유쾌한 안도감이었어요. 이 영화는 이전 작품들의 세세한 설정이나 팬들만 아는 지식을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그냥 이번 작품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완벽한 이야기 구조를 보여주더라고요. ..

카테고리 없음 2026. 8. 1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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