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룸(Room)》을 처음 보았을 때, 단 한 평 남짓한 어두운 단칸방에서 아이를 낳고 키워낸 엄마의 서사에 손에 땀을 쥐며 빠져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실제 일어났던 참혹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정말 기절할 만큼 커다란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저 작은 단칸방에서 아이를 키워내는 것이 가능했을까?' 믿기지 않는 스토리에 온몸의 피가 식는 듯한 소름이 돋았고, 이 비극적인 사건의 진실에 대해 더 깊이 찾아보게 되었습니다.충격적인 실화, 오스트리아 '요제프 프리츨 사건'영화 《룸》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은 2008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오스트리아의 '요제프 프리츨(Josef Fritzl) 사건'입니다.친부..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하다가 고른 작품이 바로 다. 이 영화는 단순히 웃고 즐기는 오락 영화를 넘어, 아이들과 함께 꼭 나누어야 할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역사가 깊이 녹아있는 명작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가슴 한구석이 묵직하게 아려왔던 이유는 이 모든 이야기가 '픽션'이 아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실화'이기 때문일 것이다.어느 나라에나 가슴 아픈 역사는 존재한다. 우리나라 역시 분단의 현실과 전쟁의 비극이라는 큰 아픔을 겪어왔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이 더욱 조급해지고 아파오는 것은, 그 비극적인 역사를 몸소 견뎌내셨던 '역사의 산증인' 할머니들께서 이제는 하나둘 우리 곁을 떠나가고 계신다는 점이다. '위안부'라는 단어 앞에서 길을 잃었던..
아이들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비로소 교과서를 통해 본격적인 '한국사'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아이 책상 위에 놓인 역사 교과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문득 제 학창 시절의 기억들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습니다. 그 시절 저에게 역사라는 과목은 그저 좋은 시험 점수를 얻기 위해 무의미하게 연도를 달달 외우고, 복잡한 왕의 이름과 주요 사건들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암기해야 했던 지루하고 딱딱한 수험 과목에 불과했습니다. 당연히 어른이 되고 나서는 그 수많은 지식들이 썰물처럼 머릿속에서 흔적도 없이 씻겨 내려갔지요. 누군가 TV나 모임에서 역사적인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꺼낼 때면, 아는 것이 없어 그저 입을 다문 채 어색한 미소만 지어야 했던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늘 가슴 한구석에 묵직한 응..
방학마다 반복되는 아이들 삼시 세끼 해결은 모든 부모의 숙제다. 이번 방학에는 지혜를 발휘해 김밥을 무려 20줄이나 말아두었다. 어제 점심과 저녁, 그리고 오늘 아침과 점심, 저녁까지 이어지는 그야말로 '김밥 지옥'이었건만, 아이들은 질리지도 않는지 또다시 김밥을 찾았다. 20줄이라는 넉넉한 양도 생각보다 순식간에 동이 나 버렸다.아이들에게 김밥을 건네다 문득 영화 '올드보이'가 스쳐 지나갔다. 아이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물었다. "너 갑자기 납치돼서 빈방에서 몇 년 동안 혼자 김밥만 먹으면 어떨 것 같아?" 아이는 김밥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좋을 것 같다"며 천진난만한 반응을 보였다.이어서 영화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평범한 남자가 이유도 모른 채 감옥 같은 방에 갇혀 십수 년 동안 군만두만 먹고 ..